교수님의 답 메모 잘 보았습니다.
다음 블로그를 방문하면 간혹 부산대학교 사진들도 올라와 있어서 좋답니다.
부산대학교는 제 어릴때의 놀이터였었는데.....
제가 중학생이었을 때 잠시 부산대학교 뒷문(그 당시에는 정문)옆 골목길에 살았었답니다. 인적이 없는 공휴일날 가족들과 학교 안을 지나 동래 산성으로 산책하며 한가한 시간들을 보내곤 했던 행복한 시간의 장소로 남아 있답니다.
학부시절의 추억들도 만만잖게 많이 심어져 있는 곳이죠. 복잡한 식당이 싫다고 도시락을 싸들고 와서 온갖 수다 속에 점심을 먹던 금정회관 뒤 잔디밭에 흔적들은 마음에 가득 새겨져 있답니다. 아마 교수님 강의 시간이었을 것으로 기억하는데, 야외수업시간에 불렀던 노래들도 들리곤 한답니다.
지금도 결혼해서 아이 낳고 사는 삶의 둥지가 학교 옆 담벼락에 있습니다.
조침문의 글 속에 등장하는 바느질 도구들처럼, 학교에 사람들의 인적이 줄어들고 나면 저희집 식구들은 신나게 학교 안으로 들어갑니다. 주인이 떠난 곳에 새로운 주인이 된듯 구석구석 헤집고 다니며 "우리집 뒷뜰은 너무 멋지다!"를 반복한답니다.
조금 더 지나 4월말경에는 옛 약학관 옆쪽 대나무 숲을 거닐면 싱그러운 향내와 더불어 제법 굵직한 죽순도 볼 수 있을 때랍니다. 해마다, "저것 뽑아서 데쳐 먹으면 맛있는데!" 침을 삼키며 말을 주고 받곤 해도 한번도 뽑지는 못하고, 어느 새 누가 훔쳐가나 감시자의 마음이 되어있답니다.
오랜 시간을 두고 정 든다는 것은 절로 마음을 푸근하게 만드는 마법인가 합니다.
심신이 지쳐 있을 때 대운동장 트랙을 달리고 나면 하늘까지도 날아 오를 것 같은 상쾌함으로 몸과 마음은 행복해질 수 있음에 감사하며,
교수님께서도 오래도록 부산대학교 교정과 더불어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많이 가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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