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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영국여왕이 의회 연설할때, 인질을 잡아둔다고?

daseut 2007. 11. 7. 09:28
뉴스: 영국여왕이 의회 연설할때, 인질을 잡아둔다고?
출처: 조선일보 2007.11.07 02:57
출처 : 유럽
글쓴이 : 조선일보 원글보기
메모 : “영국 여왕의 의회 개원연설은 왕정과 의회정치의 오랜 전통들로 가득차 있는 기묘한 행사다. ”

AFP통신은 6일 매년 가을 의회 회기 개막에 맞춰 정부가 앞으로 처리할 입법안들을 대신 발표하는 영국 여왕의 연설이 16세기부터 유래한 기묘한 관습들로 가득차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중세 기사 복장을 한 호위를 대동한 채 네 마리의 백마(白馬)가 끄는 마차를 타고 거처인 버킹엄궁에서 의사당인 웨스트민스터궁까지 이동했다. 여왕은 이 때 다이아몬드 2868개, 진주 273개, 사파이어 17개, 에메랄드 11개, 루비 5개가 치장된 화려한 왕관을 착용한다.

여왕이 의사당에 가 있는 동안 하원의원 한 명은 버킹엄 궁에 ‘인질’로 잡혀 있게 된다.


▲ 3100개 보석 달린 왕관… 3100여개의 다이아몬드 등 보석들로 치장된‘제국의 왕관(Imperial State Crown)’을 착용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6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에서 상·하원의원들에게 정부의 국정방안을 담은‘여왕의 연설(Queen’s Speech)’을 낭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입헌 군주제가 확립되기 전 왕과 의회가 서로 첨예하게 대립하던 때, 왕의 안전한 귀환을 보장하기 위한 전통이 그대로 내려져 온 것이다. 또 연설이 있기 며칠 전, 영국 왕실 근위병은 랜턴을 들고 의사당의 방들을 순찰한다. 이는 1605년 제임스1세 왕을 암살하려고 가톨릭 교도들이 의사당 지하실에 화약을 묻어놓은 사건인 ‘화약음모사건’ 이후 이어져 내려온 전통이다.


여왕은 상원에서 연설을 한다. 여왕은 상원의원들과 각국 대사들에게 착석을 명한 뒤, 전령 역할을 하는 궁내관인 ‘블랙로드(Black Rod·검은 지팡이)’에게 하원의원들을 불러올 것을 명한다.

그러나 하원의원실 문은 블랙로드 앞에서 꽝하고 닫힌다. 국민들이 선출한 하원의원들이 귀족들로 구성된 상원에 대한 우월성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블랙로드가 들고 있던 지팡이로 문을 세번 내려쳐야 문이 다시 열리고, 하원의원들은 총리와 제1 야당 총재를 선두로 한 채 나란히 일렬로 500m 정도를 걸어 상원의원실로 행진한다.  




[최현묵 기자 seanch@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