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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임수정 노출신, 성행위 의도 아니다"

daseut 2006. 12. 7. 18:41

2006년 12월 7일 (목) 10:08   고뉴스

"비-임수정 노출신, 성행위 의도 아니다"

(고뉴스=백민재 기자) 박찬욱 감독이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제작 모호필름)의 마지막 장면에 대한 연출 의도를 전했다.

영화의 마지막, 임수정과 정지훈은 벼락을 기다리다 비에 옷이 모두 젖는다. 마지막 장면에서 옷을 벗은 두 남녀가 서로 포개진 채 야외에서 누워 있는 장면이 등장한다. 매우 멀리서 촬영된 이 장면은 배우들의 얼굴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단지 옷을 벗은 두 남녀라는 것을 겨우 확인할 수 있을 정도.

박찬욱 감독은 이 장면이 성행위를 의도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자세히 보시면 두 배우의 움직임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답했다.

또 그는 "비를 맞았으니 양말만 젖지는 않았을 것이고, 상당히 추웠을 것이고…"라고 말한 뒤, "우리 영화가 12세 관람가 영화라는 것을 알아달라"고 말했다.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자신을 사이보그라고 믿는 한 여자와 그녀를 사랑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그러나 이 영화가 최초 언론과 영화 관계자들에게 공개된 후, 평과는 엇갈렸다.

우선 내용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가장 많았다. 물론 중간 중간 웃음의 코드들은 있으나, 정신병원 환자들의 엉뚱한 행동을 보고 터져 나오는 웃음일 뿐이었다. 영화 전체를 관통해서 이해하는 관객들은 많지 않았다는 뜻.

영화는 현실과 환상을 마구 넘나든다. 임수정의 손가락에서 총알이 발사되며 정신병원 의사와 간호사들을 살해하는 장면이 대표적. 마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에서 기관총을 든 임은경의 모습을 떠올리게 할 정도. 극중 정지훈이 임수정에게 사랑을 느끼는 과정조차도 애매하게 등장한다.

이 영화는 시사회 당시 미숙한 운영으로 실랑이가 벌어져 아수라장으로 변하는 등, 시작부터 삐그덕거리고 있다. 평론가와 언론의 반응도 엇갈리며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스타는 있으나 스타파워는 없는 요즘 극장가. 박찬욱과 정지훈, 임수정이라는 이름만으로 관객들을 모을 수 있을지 미지수. 기괴하고 독특한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12세 관람가 영화지만, 12세가 이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32세라도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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