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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터키軍 왜 겨울에 이라크 북부 공격했나>

daseut 2008. 2. 23. 14:53
뉴스: <터키軍 왜 겨울에 이라크 북부 공격했나>
출처: 연합뉴스 2008.02.23 00:48
출처 : 국제일반
글쓴이 : 연합뉴스 원글보기
메모 : 게릴라 봄철 터키진입 사전 저지위한 기습

(부다페스트=연합뉴스) 권혁창 특파원 = 터키 군이 쿠르드노동자당(PKK) 소탕을 위해 갑자기 이라크 북부 지역을 공격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터키 군은 쿠르드족이 1984년부터 무력 투쟁을 벌여온 이후 줄곧 이라크와의 국경 인근에서 쿠르드 반군 기지를 공습하거나 간헐적으로는 터키 영토에서 테러를 벌이고 달아나는 게릴라들을 추적하면서 소규모 월경 작전을 벌여왔다.

하지만 2개 여단 규모로 비교적 대규모라고 할 수 있는 1만명의 병력을 북부 이라크로 진격시킨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더욱이 터키-이라크 국경 인근 지역은 해발 2천m 높이의 산들로 가로막힌 험준한 산악 지대로, 지금과 같은 겨울철에는 쌓인 눈과 추위로 인해 군사 작전을 벌이기가 매우 힘들다.

지금까지 터키 군이 겨울철에 PKK 기지를 공격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터키 당국이 PKK를 공격했다는 사실을 정부 관리가 아닌 군 참모의 성명을 통해 발표한 것도 매우 보기 드문 일이다.

더욱이 지난해 10월 양측이 일촉즉발의 충돌 위기를 맞으면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줄곧 대규모 육상 월경 작전은 없을 것이라고 미국과 이라크 정부를 안심시켜왔다.

터키 군 당국은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터키 군의 이번 공격 목적은 이라크가 아니라 순전히 쿠르드족 게릴라들을 소탕하기 위한 것이며, 터키 군에 대해 적의를 가지고 있지 않은 민간인과 인프라는 아무런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작전이 PKK에 대한 일종의 기습 작전이며, 게릴라들의 터키 영토 진입을 봉쇄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터키의 싱크탱크인 TEPAV의 니하트 알리 오즈잔은 이번 작전이 쿠르드 게릴라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하는 봄철을 앞두고 이들이 터키 영토로 넘어오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라크 내 미군의 반응도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레고리 스미스 미군 대변인은 터키 군의 북부 이라크 진격은 이 지역에 있는 PKK 테러리스트들을 타깃으로 한 '제한적인 작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터키가 PKK의 테러로부터 자위 활동을 벌일 권리를 인정해왔으며, 터키가 외교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이라크 정부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촉구해왔다"고 말해 이번 작전도 미국의 인식 하에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이라크 내 쿠르드족 자치 지역의 안정을 매우 중요시하는 미국이 이번 공격을 사전 통보받았으며, 이를 '제한적'이라고 밝힌 것은 터키 군의 월경 작전이 대형 무력 충돌을 야기할 만한 중대 사안이 아님을 입증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터키군과 쿠르드 반군의 무력 충돌로 1984년부터 지금까지 3만2천명 이상이 희생됐으며, 양측의 전투는 1990년대 초반 절정에 달했으나, 1999년 PKK 지도자인 압둘라 오잘란이 체포된 이후 지난해 10월까지 비교적 소강 상태를 유지해왔다.

faith@yna.co.kr